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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해
아파쇼나토
2014. 5. 5. 16:00
새벽을 웅웅 거리는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와 흐느끼는 소리로 시작했다
쓰러질듯 아파하는 여자에게 엄마는 학생 추정이래, 확인해봐야 한다며, 빨리 찾는게 낫다고 위로하더니 나중엔 같이 흐느끼셨다
날이 갈수록 더 가라앉는 분위기
이제 슬픔은 다 써버리고 분노만 남은줄 알았는데
여전히 슬프고, 여전히 아프다
내가 너무 감당못할 슬픔에 들어와 있는 걸까
미안하고 죄송해서 뭐라도 하자 하고 시작한 일이 어제, 오늘 부쩍 감당이 안된다
여전히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으며
분향소를 찾기가 죄송스럽다.
봉사활동을 마치는 날에는 분향소를 갈 염치가 생길까
체육관은 좀 변한것 같다
요 근래 정말 많은 시신들이 돌아왔고
돌아온 시신들과 가족들이 함께 돌아갔다
체육관에 울려퍼지는 뉴스에서는 눈치없이 실종자 가족들이 돌아간 체육관의 빈자리가 쓸쓸하다고 알려준다
마치 확인사살이라도 하듯이
마음이 약하여 감당하지 못하는데
자꾸 내가 나를 슬픔으로 더 깊은 슬픔으로 몰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위로해드리고 싶어서 이 힘든 시기를 함께 나누려고 찾아온 체육관인데
죄송하게도 남을 위로할 위로가 나에게 있지 않았다
그저 슬픔에 잠긴 내가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