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해당하는 글들

  1. 2013.07.28  관계 1
  2. 2012.11.09  안개


나는 관계에 있어서 적극적이지 못하다

막말로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잡는 수동적인 타입


그 때. 이렇게 멀어지겠구나 했던 때

찾아봤더니 2010년 가을. 나는 멀어질 것을 알면서도 잡지 않았다

순순편지라고 동물 카드를 3개 연달아서 썼었다

근데 순순편지는 아직도 전해지지 못하고 나의 보물 상자 안에 있다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질투였던것 같다. 혹은 가까움에 대한 거부감이었던가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너무 가까이도 너무 멀리도 거부하면서 적당한 거리감을 원했다

다같이 친하기를 원하는 터라

누구 하나를 콕 찝어서 단짝을 만드는데 거부감이 있었다




어제 막걸리를 마시는데 언니가 그랬다

내가 없었더라면 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을 거라고

내가 휴학했으면 같이 휴학했을 거고, 내가 학교를 그만 뒀으면 언니도 그만 뒀을거라고

그 말을 듣는데 찡-했다.


아니척 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이미 마음속으로 단짝을 만들어놓고 있었다

단체 행동을 할 때 단짝이 위험하다고 생각을 했기 떄문에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았을뿐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그런말을 했던 적이 있다

대학교를 4년동안 다니면서 얻은게 있다면 그건 언니라고 말이다

추석때 집에 간다면 그 편지를 찾아야겠다. 그리고 전해줘야지

본의 아니게 타임캠슐이 된 순순편지를. 3년 후인 2013년 올해가 가기전에

 

오늘은 아침부터 지금까지 안개가 대단하다

아침에는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게 겨우 바로 앞에 있는 것 뿐이었다

 

안개 때문인지, 금요일이기 때문인지 나는 지금 엄청 지쳤다

 내일은 늦가을 사진을 찍으러 가려고 했더니 비가 온다고 으헝헝헝헝

광합성을 좀 해야 마음이 풀리고 안정이 찾아올 것 같은데

 

 

 

 

 

 

주변에서 도난 사건이 근래들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우발적인 범죄가 아닌 계획적인 범죄. 그 사실이 무섭다

 

 

나는 어릴적부터 도둑질을 혐오 해왔다

욕심이 없는 사람인지라, 남의 것을 탐낸다는 것조차 이해가 안된다

 

초등학생때, 동생과 목욕탕을 갔다가 팬시점에 들려서 구경을 하고 나오는데 점원 여자 두 명이 우리를 불렀다

그러더니 다짜고짜 도난벨이 울렸는데 우리가 의심된다며 가방을 좀 보겠다며 가방을 뒤졌다

우리는 영문도 모른채 목욕용품이 잔뜩 들어있는 가방을 털렸고, 가방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동생과 나는 무섭고 억울해서 눈물이 났다

가방을 다 확인하고 나서도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우는 우리를 보냈다

나는 그 팬시점에 나와서 오히려 동생에게 너가 그 곳의 물건을 자꾸 들었다놨다 해서 그런거라며 책망했다

 

우리의 잘못이 아니었는데 우리는 도둑놈으로 의심받고 치욕을 당했다

그런 우리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의심 받는 것으로도 마음이 떨리고 불안하고 무서웠다

그런데 남의 물건을 가지고도 아무 가책을 느끼지 못하다니. 무섭다

 

 

 

 

 

그 날 이후, 어떤 상점에 가더라도 물건을 만지지 않는다

어릴적 의심당한 그 날의 상처는 너무 컸고, 십몇년이 지난 지금도 크기 때문에

 

나는 놀라고 무서웠을 동생을 다독여주지 못하고 동생을 탓하며 책망하기까지 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동생에게 미안하다

 

(현재 쌈닭인 나의 상상도 못할 과거. 지금이라면 뒤져서 아무것도 안 나오면 의심한 죄로 무릎 꿇고 빌라고 말하겠지)

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