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말고가기라도하자'에 해당하는 글들

  1. 2016.01.25  하루에1글 - 당연한 옆자리


내가 빨리 결혼하고 싶었던 이유는 엄마 아빠가 아닌 부부로써의 모습이 좋아서였다. 옆에 나란히 서는 게 당연한 서로에게 서로의 위치와 겨울에도 물을 끓이는 아빠에 대한 엄마의 티 내지 않은 배려, 오랜 세월 함께 함으로 자연스럽게 제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서로의 취향. 또 찰싹 소리나게 때려서 아빠의 오리 궁뎅이를 치울 수 있는 엄마의 거침없음과 민어를 낚을 낚시대를 몰래 돈을 빼돌려서 사고 엄마한테 나중에 들키면 된다는 아빠의 치밀하고도 허술한 계획. 점점 더 닮아가는 얼굴과 성격들. 그리고 우리가 쫓아가지 못할 만큼 끈끈한 사랑같은 웬수같은 친구같은 그 무언가. 그게 좋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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