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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16  150604 유럽여행 런던

남녀노소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곳







#British Museum​

런던 셋째날. 대영박물관 가는데 남들이 다들 인증샷 찍는 그 입구를 못 찾아서 좀 헤매다 들어갔다. 오늘 사진들을 보니 왜 교복입은 아이들 사진과 웃기게 생기거나 혹은 잘생긴 작품들 사진뿐이니. #어머나












#Aldwych

도착한 날과 떠나는 날 살짝 비오고, 내내 이렇게 맑고 좋았던 런던 날씨. 런던 사람들처럼 세인트 폴 대성당 계단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중.






#St. Paul's Cathedral










#Tower of London

이 사진은 런던탑에서 타워브릿지를 찍으려 강가 난간에 붙었다가 강가에 비치는 반짝이는 햇빛을 담고 싶어서 일부러 뿌옇게 초점을 맞추어 찍었던 것이다. 긴팔 셔츠에 짧은 바지도 춥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침부터 내내 맑고 화창한 셋째날이었다. 햇빛에 나뭇잎도 바람도 강도 반짝반짝 빛나던 날. 왼쪽엔 타워브릿지가 있고 그 다리를 건너는 성냥보다 작은 사람들이 보였고 반대편 길가에는 높은 현대식 건물들이 반짝이고 강에는 유람선을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나는 대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전해져왔다. 내 옆에는 나를 예쁘게 찍어주려 노력하는 언니가 있었고 타워브릿지가 나오게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과 벤치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대화를 하는 사람들도 책을 읽는 사람들도 또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곳에 그시간에 함께하지는 못했더라도 내 사진을 보고 또는 당신의 사진을 보며 그곳을 여행했던 그날을 함께 나누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함께한 것 아닐까. 함께 공유한거야. 따로 또 같이. 앞으로도.






​#Tower of London

나는 너가 여행을 좀 더 적극적으로 많이 다녀봤으면 좋겠어.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어. 너는 니 이야기를 자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잖아.
여행은 그곳에 있을 때도 좋지만 돌아와서 그때를 생각할 때도 참 좋은 것 같아. 그때는 그냥 흘려넘긴 그런 것들이 다시 생각나고, 생각나게 하고. 런던은 흐린날이 많아서인지 맑은 날엔 다들 햇빛으로 나와 점심을 먹거나 저녁을 먹는 걸 자주 봤어. 밥을 먹는게 아니라 햇빛을 먹는 것처럼. 잔디던 계단이던 햇빛이 잘드는 곳에 모여들더라. 우리는 한강에 가면 햇빛을 피해 그늘에 자리를 잡으려 하는데 말이야.

​#Tower Bridge

이날은 정말 엄청나게 걸었다. 우리 숙소가 어디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서 버스 안타고 계속 걷게 됨(장점인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단점 같기도). 아침에 숙소에서 나와서 대영박물관 - 폴 세인트 대성당 - 런던 탑 - 타워 브릿지 까지. 그리고 이날은 숙소에서 낮잠도 안자고 어두워 질때까지(15시간 이상) 계속 밖에서 돌아다닌 탓에 어디든 눕는 곳이 나의 집이오. 노숙자 st. 여행날






#Potters Field Park

하루종일 강행군이었던 일정을 다 마치고 타워브릿지를 건너 공원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타워브릿지의 야경을 보기위해. 밤은 아주 늦게 찾아왔기 때문에 우리는 공원에서 오랜시간을 있었다.
야성미 넘치는 거친 남자처럼 1664를 마시는 아저씨와 오빠에게 반해 우리는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언니는 가까운 마트를 찾아 먹을 것을 사러 갔고 나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잔디에 혼자 누워있었다. 다들 한글이 아닌 다른 언어로 대화를 해서 마치 음악 같았다. 거의 못 알아 들었다. 간간히 알아듣고 훔쳐보며 추측하고 상상했다. 햇빛은 따뜻하고 잔디는 푹신푹신하고 부들부들하고 촉촉하고 시원했다. 그리고 언니가 사온 맥주를 마시고 엄청나게 맛없는 도넛을 저녁으로 먹고 과일을 먹었다. 1664도 너무 써서 내입맛이 아니라 한캔도 채 다 못 먹었다. 카메라 배터리도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하루종일 많이 걸어서인지 발바닥에서 열이나고 다리가 아팠다. 밤이 되려고 날씨가 추워지자 외투를 치마처럼 만들어 입고 가방을 바지처럼 다리에 얹고도 덜덜 떨기도 하고 화장실을 가기위해 스타벅스에 가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커피를 주문하고 의자에 기억자로 마감시간까지 꿀잠을 잤다.
그래도 나는 런던을 여행하는 동안 이때가 제일 좋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저마다의 저녁시간을 즐겼다. 아무렇게나 누워서, 앉아서 와인을 마시고 맥주를 마셨다. 혼자 온 사람들도 있었고 열명도 넘는 사람들이 함께하기도 했다. 모두 웃고 있었고 모두 즐거워 보였다. 나는 저녁시간이 있는 삶에 대해 생각했다. 이렇게 퇴근하고 서로의 저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일 스트레스로 힘들지 않겠다며. 모두들 지는 햇빛을 찾아 햇빛좀비가 되어 즐거이 자리를 옮겨다녔다. 하늘에는 비행기들이 여러개가 날아다녔다. 그리고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춤추던 젊은이들 무리는 스프링쿨러에서 쏟아내는 물을 맞으며 비명을 지르면서도 즐거워했다.
그곳에 우리가 있었다. 우리는 잔디밭에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여행오길 정말 잘했다며 기뻐했다.


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