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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1.25  하루에1글 - 캠퍼스 로망



오늘 달력을 보니 토요일이 입추던데 그래서 요 며칠 새벽에 좀 찬바람이 느껴졌나(아 물론 오늘은 좀 덥네요).


벌써부터 기대되는 가을 냄새와 습도를 생각하니 금사빠인 내가 지난 날 선배를 좋아했던 그 때가 생각났다. 시험공부도 잘 안했던 그 때 가끔 벼락치기라도 하려 마음을 먹을 때면 도서관 꼭 일층으로 갔었다. 위층 열람실은 칸막이도 있고 묘하게 고요한듯 고요하지 않은 그 답답한 공기가 싫어서 책이 있고 테이블도 넓고 뻥 뚫린 일층을 좋아했는데 그날은 일층에 그 선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앞에 테이블에 앉아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는데 왠지 막 그날 따라 그 선배가 더 좋구. 시험보러 강의실 갈 때 막 같이 가고 싶구(선배랑 안 친했음).

공부하다 심란하고 공부도 안 되고, 시험시간 보다 훨씬 일찍 강의실로 가려고 일어나서 도서관을 나가는데. 도서관 문을 나가서 몇 발자국 걷는데. 뒤에서 내 이름을. 것도 성까지 붙여서 큰소리로. 선배가 내 이름을 부르고 뒤를 돌아서 그 목소리가 현실의 선배인지 상상의 선배인지 확인하기 전까지 그 순간을, 선배가 같이 가자고 하면서 걸어오는 그 몇 발자국 안 되는 거리를 기다리던 그 순간을 생각하면 오년도 더 지난 지금도 설렌다. 선배가 도서관 앞에서 내 이름을 불렀을 때 그날의 반짝이던 햇빛과 습도 그리고 선배 목소리가 실려온 바람 냄새까지 아직도 생생하다.


멋쪙. 물론 선배와 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그 기대했던 순간에 내 이름을 불러준, 내 옆을 걸어준 그 완벽한 순간에 나는 선배를 좋아했었다. 캠퍼스 #선배로망 #나꿍꺼떠선배꿍꺼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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