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저자
이석원 지음
출판사
| 2009-11-0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이별한 그 남자의 일기장, 세상에서 가장 찬란했던 감정의 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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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5. 31




나 이제 손 잡는다.




누구든 아무하고나 잘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아무하고나 손을 잡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손잡는 것이 좋다.




그렇게 떠났던 여행길에서, 처음 본 오징어잡이 배들의 눈부신 광경을 보며 난 가슴이 터질 것처럼 한 사람을 그리워했고

돌아와 그 사람과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4년 뒤 우린 부부가 되었다.




나는 내가 본 아름다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귀한 것. 오직 너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것.




20년 전의 결혼식은 지금과는 달랐다. 이혼이라는 게 지금처럼 밥 먹듯 일어나던 때도 아니었고

'백년해로' '영원한 사랑' 같은 이상적인 가치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던 시절이었다.

낭만이 있었다고 해야하나, 결혼식은 성스러웠고 설렘이 있었다.


의식은 결코 기계적이지 않았다.




희망이 생기리라는 희망. 소통이 가능하리라는 믿음.




여행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제나 책을 읽을 수 있으며 통신 수단이 없어도 답답해 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그런 사람.




그 애. 말 없구 눈은 맑구 내게 무심하구.




너는 웃으며 말했지. 좋아해. 다정하지 않을 뿐.




어른. 자신에게 선물을 하게 되는 순간부터.




너는 정말 너를 그토록 사랑하지 않는 게냐? 야식 좀 그만 처먹어, 제발.




본질을 아는 것보다, 본질을 알기 위해 있는 그대로를 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것이 바로 그 대상에 대한 존중이라고.




중요한 건 나이를 먹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 것임을 잊지 마.

그렇지 않고 그렇게 섣불리 눌러앉아버리면 넌 정말로 삼십이 아니라 사십으로 살게 될지도 몰라.



역시 조언이란 남의 상황을 빌어 자신에게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며.




생활의 아름다움. 음악이 자아내는 것들.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것들.




슬픔을 위로하는 것보다 기쁨을 나누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이런 거 상담하지 마. 니가 그렇게 느꼈으면 그게 진실이여.

그걸 자꾸 뭔가 착오가 있겠지, 원래 스타일이 그래서 그렇겠지 진심은 아니겠지, 이런 식으로 위안을 삼지 말라고.




그대. 활짝 핀 꽃 앞에 놓인 남은 운명이 시드는 것 밖엔 없다 한들 그렇다고 피어나길 주저하겠는가.




내겐 어느 것 하나 작은 일이 없기 때문에.




할머니 죄송해요. 더 잘해드릴 걸. 내가 잘할걸...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해답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나는 알았다. 정말로 사랑을 하게 되면 사랑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 게 사랑이구나.

하게 되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게 사랑이로구나.




결혼이란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결혼은 당신에게 수많은 새로운 문제를 던져준다.

당신이 당신의 동반자와 기꺼이 그 문제를 풀 각오가 되어 있다면 그때 감행하라.




말하지 않는 것도 어떻게 보면 반은 거짓말이야.

어쨌든 숨기는 거니까.




아무도 미워하지 않을 거예요. 나 자신을 위해서.




쉽진 않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 대화하는 법은? 없다.




세상은 자기만알고 있어도 되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굳이 공개적으로 쓸 때엔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생각을 드러내는 일에 대해서는 상당한 너그러움과 호기심을 갖고 대해준다.




결코 내일이란 없는 함들. 오로지 지금 이 순간뿐인 그들에게 세상이란 아마 내가 살고 있는 여기와는 다른 곳이겠지.




그래도 아직 한여름에 내리는 소나기는 좋아해.

소나기는 정말로 운치와 재치가 있거든. 짧고 굵게 낭만적으로 쫙 한 번 내려주고 바로 해가 뜨니 말이야.




어렸을 땐 참 그렇게 뭐든지 컸고 진했다




Au Revoir 억만 겹의 사랑을 담아, 너에게


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