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에 해당하는 글들

  1. 2016.05.23  하루에1글 - 할머니 립스틱
  2. 2016.01.25  하루에1글 - 할머니 로망



삼촌네 가족이 병문안을 온다고 했을 때도, 사촌언니의 결혼식 때도 할머니는 곱게 화장을 했다.
남의 눈에 예쁜 일시적인 때가 있다. 하지만 예쁘게 보이고 싶은 때는 평생이라는 사실에 두근거리고 설레서 잠이 안오는 비오는 2016년 봄비가 내리는 밤. 아이디어 수첩을 만들어 생각들을 메모해두고, 할머니와 엄마에게 예쁜색 립스틱을 선물하기로 결심한다.



갑자기 생각났다. 젊은이들의 활기와 자유가 넘쳐나던 그 호스텔에, 10 베드도 넘는 그 다양한 사람들이 묵는 그 넓은 방에서.


커다란 베낭을 메고 들어와 이런일은 한두번이 아니라는 듯이 익숙하게 짐을 정리하고 침낭을 꺼내어 펴고. 할아버지는 청년들과 웃으며 이야기도 하시고 할머니는 조용 조용히 미소 지으며 옆에 계시던. 일찍 주무시러 누우시더니 옆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향해 침낭 속에서 얼굴만 내밀고 장난스럽게 다정하게 미소지으시던 할머니.


정말 딱 내가 바라는 노년의 모습이었다. 포인트는 젊은이들과 있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고, 백팩도 호스텔도 익숙하다는 모습으로 다정하고 인자하게 미소지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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