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해당하는 글들

  1. 2016.02.24  150605 유럽여행 런던 니스
  2. 2016.02.16  150604 유럽여행 런던
  3. 2016.02.11  150603 유럽 여행 런던

​#London, United Kingdom

런던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을 나름 비싼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든든하게 먹었다. 둘 다 먹고 맛있다며 완전 극찬. 역시 음식은 비싼게 갑이라며. 그동안 숙소 근처에 있던 예쁜 샌드위치 가게에서 한번도 사먹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언니는 로마로 나는 니스로 비행기를 타러 가기 위해 개트윅 공항으로 출발. 교통편을 알아보다가 우리는 이지버스를 싸지 않은 가격에 울며 겨자먹기로 급하게 예약했다. 승강장을 헤매다 찾아 앉아 있으니 한두방울씩 떨어지는 비. 근데 예약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리는 티켓을 잘못 프린트한줄 알고 절망에 빠져 급하게 여기저기 문의하고 난리를 쳤지만 실패해서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다행히 기사님이 우리가 뽑은 것으로도 된다고 하셔서 별 문제없이 쉽게 탔다. 그런데 이지버스는 버스보다는 봉고였다. 이지봉고. 그렇게 팔려가는 사람들처럼 봉고에 타서 한참을 달려 개트윅 공항에 도착. 언니 잘가. 런던 안녕.






​#Nice, France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서점에서 우연히 바다를 보고 앉아 있는 노부부의 모습이 담긴 사진집을 보고서 유럽을 가게된다면 꼭 니스를 가겠노라 다짐했다. 그리고 그 책을 사서 집에 와 유럽 여행이 확실시 되기 전까지 비닐도 뜯지 않은채 펴보지 않았다.
비행기를 타고 니스에 가고 니스에서 피렌체까지 심야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니스는 내 유럽여행의 목적에 5할정도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나는 혼자 니스에 가게되었다.
니스는 남편과 함께 다시 가고싶다. 신혼여행은 어디든 좋겠지만 사막의 밤이나 오로라를 보러 가고싶고 니스는 40년후에나 정년퇴임을 하고서 함께 있고싶다. 그곳에 있는 다른 나라의 노부부들과 함께 눈빛으로 서로의 지난 삶에 박수를 보내며 바다를 보고 나란히 앉아있고 싶다.
#남편아어딨니 #내글보고있니






개트윅 공항에서부터 핸드폰 배터리가 나갔던 시계도 없는 나는 시간이 얼마나 흐른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있다가 착륙한다는 방송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가 바다와 너무 너무 가까이 날아서 이러다 빠지는 건 아닐까 무서웠다. 나는 수영도 못하는데. 바다와 맞닿아 있는 니스 공항.









아무리 내가 구글만 믿고 지도 한장 프린트해가지 않았는데 핸드폰 배터리 전원이 나갔다고 해도, 숙소 가는 길을 대충 알아봐서 공항에서 몇번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지도 몰랐다고 해도, 이런 풍경이 눈앞에 있는데 어떻게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못해. 나는 못했다.
지도라고는 버스 승강장에서 얻어온 종이 한장뿐이고, 숙소가 어딘지는 아직도 모르겠고, 심지어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아홉시는 넘어가서 해가 지고 있는데도 나는 그냥 너무 너무 좋았다. 그렇게 대책없이 버스에서 자리까지 옮겨가며 바다보고 하늘보고 좋아만 하다가 나는 숙소에서 이십분도 더 넘게 떨어진 정류장에서 내리게 되는데......








분명 숙소는 해변이랑 걸어서 10분 이라고 했는데 너무 멀리 온 것 같은 쎄한 기분에 버스에서 내렸다. 내려서 버스 정류장의 노선표를 봐도 여기가 어딘디 어디로 가야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버스 탈때와는 다르게 어둑어둑 해지고 있었다. 주위의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물어볼까 말까 망설이다 현지인처럼 보이는 부부에게 말을 걸었다. 숙소 주소를 보여주면서 어떻게 가냐고 물었더니 자기들도 잘 모르겠다 하시더니 적혀있는 전화로 전화를 걸어서 숙소를 찾고 있는 마담이 있다며 숙소 가는 법에 대해서 물어봐주셨다. 그리고는 나에게 설명 해주시는데 내가 보고 찾아갈만한 모든 것을 모르니까 내 대신 옆에 사람들에게 물어봐주셨다. 프랑스 부부와 마담 두분이서 프랑스어로 대화를 하시더니 지도 어플을 켜서 지도를 보시더니 마담 그쪽으로 가는 중이니 함께 가자고 하셨다.
한참을 노란 캐리어를 끌고 걷는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프랑스어는 전혀 못하는, 지도도 없이 핸드폰도 꺼진채로 숙소를 찾는 나에게 혼자 여행 하냐면서 몹시 용기 있다면서 격려해주셨다. 털털하신 마담1과 차분하신 마담2. 자기들도 다른 나라에서 여행온 거라면서 한국은 어디에 있는거냐고 등등 여러가지 물어주시고 숙소 간판이 잘 보이는 입구까지 데려다주셨다. 도착해서 정말 정말 감사하다며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봐서 두분의 사진도 찍어두었다. 그렇게 니스 첫째날 마무리.


남녀노소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곳







#British Museum​

런던 셋째날. 대영박물관 가는데 남들이 다들 인증샷 찍는 그 입구를 못 찾아서 좀 헤매다 들어갔다. 오늘 사진들을 보니 왜 교복입은 아이들 사진과 웃기게 생기거나 혹은 잘생긴 작품들 사진뿐이니. #어머나












#Aldwych

도착한 날과 떠나는 날 살짝 비오고, 내내 이렇게 맑고 좋았던 런던 날씨. 런던 사람들처럼 세인트 폴 대성당 계단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중.






#St. Paul's Cathedral










#Tower of London

이 사진은 런던탑에서 타워브릿지를 찍으려 강가 난간에 붙었다가 강가에 비치는 반짝이는 햇빛을 담고 싶어서 일부러 뿌옇게 초점을 맞추어 찍었던 것이다. 긴팔 셔츠에 짧은 바지도 춥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침부터 내내 맑고 화창한 셋째날이었다. 햇빛에 나뭇잎도 바람도 강도 반짝반짝 빛나던 날. 왼쪽엔 타워브릿지가 있고 그 다리를 건너는 성냥보다 작은 사람들이 보였고 반대편 길가에는 높은 현대식 건물들이 반짝이고 강에는 유람선을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나는 대화 소리가 바람을 타고 전해져왔다. 내 옆에는 나를 예쁘게 찍어주려 노력하는 언니가 있었고 타워브릿지가 나오게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과 벤치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대화를 하는 사람들도 책을 읽는 사람들도 또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곳에 그시간에 함께하지는 못했더라도 내 사진을 보고 또는 당신의 사진을 보며 그곳을 여행했던 그날을 함께 나누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함께한 것 아닐까. 함께 공유한거야. 따로 또 같이. 앞으로도.






​#Tower of London

나는 너가 여행을 좀 더 적극적으로 많이 다녀봤으면 좋겠어.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어. 너는 니 이야기를 자주, 많이 하는 편은 아니잖아.
여행은 그곳에 있을 때도 좋지만 돌아와서 그때를 생각할 때도 참 좋은 것 같아. 그때는 그냥 흘려넘긴 그런 것들이 다시 생각나고, 생각나게 하고. 런던은 흐린날이 많아서인지 맑은 날엔 다들 햇빛으로 나와 점심을 먹거나 저녁을 먹는 걸 자주 봤어. 밥을 먹는게 아니라 햇빛을 먹는 것처럼. 잔디던 계단이던 햇빛이 잘드는 곳에 모여들더라. 우리는 한강에 가면 햇빛을 피해 그늘에 자리를 잡으려 하는데 말이야.

​#Tower Bridge

이날은 정말 엄청나게 걸었다. 우리 숙소가 어디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어서 버스 안타고 계속 걷게 됨(장점인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단점 같기도). 아침에 숙소에서 나와서 대영박물관 - 폴 세인트 대성당 - 런던 탑 - 타워 브릿지 까지. 그리고 이날은 숙소에서 낮잠도 안자고 어두워 질때까지(15시간 이상) 계속 밖에서 돌아다닌 탓에 어디든 눕는 곳이 나의 집이오. 노숙자 st. 여행날






#Potters Field Park

하루종일 강행군이었던 일정을 다 마치고 타워브릿지를 건너 공원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타워브릿지의 야경을 보기위해. 밤은 아주 늦게 찾아왔기 때문에 우리는 공원에서 오랜시간을 있었다.
야성미 넘치는 거친 남자처럼 1664를 마시는 아저씨와 오빠에게 반해 우리는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언니는 가까운 마트를 찾아 먹을 것을 사러 갔고 나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잔디에 혼자 누워있었다. 다들 한글이 아닌 다른 언어로 대화를 해서 마치 음악 같았다. 거의 못 알아 들었다. 간간히 알아듣고 훔쳐보며 추측하고 상상했다. 햇빛은 따뜻하고 잔디는 푹신푹신하고 부들부들하고 촉촉하고 시원했다. 그리고 언니가 사온 맥주를 마시고 엄청나게 맛없는 도넛을 저녁으로 먹고 과일을 먹었다. 1664도 너무 써서 내입맛이 아니라 한캔도 채 다 못 먹었다. 카메라 배터리도 없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하루종일 많이 걸어서인지 발바닥에서 열이나고 다리가 아팠다. 밤이 되려고 날씨가 추워지자 외투를 치마처럼 만들어 입고 가방을 바지처럼 다리에 얹고도 덜덜 떨기도 하고 화장실을 가기위해 스타벅스에 가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커피를 주문하고 의자에 기억자로 마감시간까지 꿀잠을 잤다.
그래도 나는 런던을 여행하는 동안 이때가 제일 좋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저마다의 저녁시간을 즐겼다. 아무렇게나 누워서, 앉아서 와인을 마시고 맥주를 마셨다. 혼자 온 사람들도 있었고 열명도 넘는 사람들이 함께하기도 했다. 모두 웃고 있었고 모두 즐거워 보였다. 나는 저녁시간이 있는 삶에 대해 생각했다. 이렇게 퇴근하고 서로의 저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일 스트레스로 힘들지 않겠다며. 모두들 지는 햇빛을 찾아 햇빛좀비가 되어 즐거이 자리를 옮겨다녔다. 하늘에는 비행기들이 여러개가 날아다녔다. 그리고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춤추던 젊은이들 무리는 스프링쿨러에서 쏟아내는 물을 맞으며 비명을 지르면서도 즐거워했다.
그곳에 우리가 있었다. 우리는 잔디밭에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여행오길 정말 잘했다며 기뻐했다.


#Berkeley Street

여행 둘째날 아침. 런던은 길거리만 걸어도 사람들이 정말 정말 잘생기고 멋쪄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삼만보 이상씩 걸어다녔다. 아직도 생생한게 이날은 어마어마하게 멋있는 흑인을 본 날이었다.












#green park

여행의 묘미중 하나는 출근할 때처럼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나온다 하더라도 목적지가 다르다는 것에 있다(사실 여행중에도 혼자선 일찍 못 일어나지만).
















#ST. James' Park

우리는 그냥 여행중 아침 햇살을 받으며 공원에서 아침을 먹는 로망을 실현하려던 것 뿐인데 너무나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여러 동물들 덕분에 추격전을 찍었다. 이것들 몇개 먹으려다 5번 넘게 옮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뜻밖의작업꾼
#이것들이나만큼잘먹어












#Buckingham Palace

여행중에는 감사할 것 밖에 없다. 창문에 보이는 갑자기 개인 맑은 하늘도 #thanksgod







​#The Mall London





#Constitution Hill

이모들이 남들은 여행가서도 많이 만나고 그러던데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왜 남자친구가 없냐고 물으셨다. 그러게요. 저 남학생을 꼬셨어야 했는데 #철컹철컹







#Green Park






#Convent Garden​

나이가 들어서도 함께 했으면 하는 것. 1. 음악 2. 와인 3. 옆에 누군가와 함께 할 때도 혼자일 때도 즐거울 마음











#Lyceum Theatre

영어를 잘 몰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한 뮤지컬. 동물들이 바로 옆으로 지나다니던 괜찮았던 우리 자리. 아직도 하늘에 날아다니던 새들과 울려퍼지던 노래를 생각하면 환상적이고 황홀하다. 잊을수 없을거야 그 두근거림과 벅차오름. 쉬는 시간에 관객들의 그 소근거림. 그리고 쉬는 시간에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려고 꺼낸 얼만지 세지 못하는 우리의 동전을 손바닥 위에 정리해준 옆자리 아줌마들도. 뮤지컬로 둘째날 여행 마무리.


oc